평론가 김봉석 "실행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는 그냥 생각일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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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의 작은 카페에서 즐겁게 이야기 해주신 김봉석 평론가님. 풍성한 그의 말들은 모험과 호기심이 만든 물줄기 같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까끌까끌한 수염 난 아저씨가, 그저 오래된 소년처럼 보이게 되고, 여기저기 많은 관심 때문에 종잡을 수 없을 것 같았던 그의 말 속에는 분명한 삶의 방향과 흐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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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

 

 

 

Q. 인사

 

안녕하세요. 영화평론가 김봉석입니다. ‘에이코믹스라는 웹진을 만들고 있어요. 처음에 미생의 윤태호 작가가 이런 말을 했어요. “만화, 웹툰도 너무 빨라져서, 연재를 할 때 인기가 좋더라도, 연재가 끝나면 관심이 없어진다. 작가에게 돈과 명성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과연 내가 작품을 제대로 만들고 있는 것인가이런 평가들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지속적으로 이야기 해주고, 리뷰, 만화 소식을 알려주는 매체가 필요하다.” 라고 해서 저와 윤태호 작가, 만화 기획자 양동석씨, 다른 기자 한 분. 이렇게 4명이 시작하게 되었어요. 저는 주로 영화, 만화, 소설,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강의도 하고 있어요.

 

 

 

Q. 지금의 김봉석이 된 계기

 

계기라기보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것들을 좋아했어요. 영화, 만화요. 대학교 가기 전까지 공부도 안하고 좋아하기만 했죠. 대학교에서 글 쓰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글로 무언가를 해보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대학교 문학회도 만들고 졸업을 했어요. ‘금강이라는 가극이 있었는데, 대본도 쓰고, 콩트도 썼는데, 돈을 못 벌고, 5~6년 정도 반백수로 지내면서 주로 문화 예술과 관련된 비평을 했어요. 지금은 혼자 글을 써도 블로그, SNS 등을 통해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잖아요. 하지만 그 때 당시에는 인터넷이 없으니까 글을 쓰려면 커리어가 필요했어요. 기자가 된다던가 하는 식의 무언가가 있어야 했는데, 그게 쉽지는 않았죠. 마침 아는 친구가 ‘시네필라는 영화 잡지를 만든다기에 저도 관심이 있어서 도와주게 됐어요. 그러면서 기자 쪽으로 확신을 가지게 되었죠. 1년 만에 시네필은 망하고 씨네 21’이 창간되고, 경력기자로 씨네 21에 가게 되었어요.

 

1년쯤 됐을 때 숏컷이라는 칼럼을 썼어요. 이 칼럼은 영화 뿐 아니라 문화 전반에 대해 쓰고 싶은 대로 쓸 수 있었어요. 제가 좋아했던 영화, 만화, 대중소설, 음악에 관한 글을 썼어요. 이게 반응이 있어서 이 때부터 다른 매체에서 청탁이 들어와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러는 와중에 씨네 21을 중간에 3번 정도 들어갔다 나왔어요.

 

 

 

Q. 3번씩이나?

 

중간에 선배가 어떤 매체를 만들겠다고 해서 갔는데, 가자마자 안 돼서 6개월 뒤에 다시 복귀하고, 2년 정도 다니다가 고민을 했어요. 보통 한국에서는 매체라고 하면 순차적으로 올라가요. 오래만 있으면 고참 기자, 팀장, 편집장이 되고, 편집장이 끝나면 물러나야 되고... 

 

그 당시 제가 씨네 21내에서 3번째 정도여서, ‘조금 있으면 편집장이 될 거 같은데, 그렇게 되면 40대 초중반에 관두어야하는데...’ 라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사업에는 관심도 없었고, ‘뭘 해야 되나라는 고민을 했었어요. 씨네 21 기자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내 이름, 내 브랜드만으로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테스트하고 싶어서 관뒀어요. 그리고 2년 동안 프리랜서로 글을 썼죠.

 

2년 정도 되었을 때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러다가 다시 씨네 21에 들어갔어요. 그 때는 의도적인 다른 게 있었죠. 이 때 씨네 21이 분사가 되었어요. 분사가 되면 매체 하나로는 불가능해요. 몇 개가 더 있어야 해요. 그래서 다른 매체 기획팀에 누가 갈지 정하는데 지원자가 없어서 제가 직접 기획을 했어요. 이 때 필요한 능력이 시장 분석, 수익성 등이었는데, 이런 것들을 고민하면서 보고서, 기획서도 만들고 1년 가까이 하면서 되게 좋았어요. 이후에 다른 일들을 할 때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고 있어요

 

상상마당에서 지원해서 만든 미술, 사진, 영화, 만화 등을 다루는 ‘브뤼트라는 잡지를 만든 적이 있어요. 처음부터 기획해서 만들었는데, 이런 부분이 확실하게 도움이 됐어요. 단순하게 기자라는 사람들은 취재거리가 무엇인지 캐치하고, 취재해서 모은 정보로 글을 쓰는데, 잘못하면 글만 잘 쓰게 되요. 물론 글을 잘 쓰면 좋죠. 글만 잘 써도 어느 단계에 올라가면 먹고 살 수 있어요. 근데 요즘 세상에서는 단순히 글만 잘 써서는 쉽지 않아요. 글을 잘 쓴다고 해도 자기 브랜드를 만드는 게 필요하거든요. 기획, 컨셉 등이 중요하다는 거죠.

 

결국 저도 그 때 경험이 좋았었고, 에이코믹스를 만들 때도 이런 부분들이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Q. SNS를 보면 무념무상인 것 같은데... 미래를 준비하고 계속 무언가를 하는 부지런한 분인 것 같아요.

 

부지런한 타입은 아닌데... 혹시 별자리, 사주 믿으세요?

 

 

 

네 좋아해요.(웃음)

 

 

 

별자리 같은 경우 되게 복잡해요. 생일에 따져서 별자리가 있지만, 파고 들어가면 한 사람 안에 황소자리의 성질도 있고, 다른 별자리의 성질도 있어요. 얼마 전 알게 된 사람이 별자리 같은 것을 공부한 사람이에요.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양자리인데, 그 안에 쌍둥이자리가 있다는 거예요. 쌍둥이자리 특징이 호기심이 되게 많아요. 계속해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고 그러는데, 제가 딱 그렇다고 생각해요. 제가 계속 무언가를 하는 이유는 계속 궁금한 게 생기기 때문이에요. 이를테면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잖아요. 어떤 사람은 좋아하는 작품이 있으면 계속 그 작품을 봐요. 반복해서 보죠. 좋아하는 걸 계속 보는 건, 저도 좋지만, 그것 보다는 새로운 것에 관심이 생겨요. 제가 미드를 좋아하는데, 미드는 시즌이 많잖아요. 매 시즌 마다 보는 미드가 10개가 넘어요. 대신 마니아, 오타쿠처럼 한 가지에 확 파고들진 않고, 어느 정도 파고들면 그만하고 나오는, 뭐 그런 거죠.

 

 

 

Q. 일본 문화를 굉장히 좋아하는 걸로 아는데, 마음을 사로잡은 일본 문화의 매력은 뭘까요?

 

어렸을 때부터 일본 문화를 접했는데, 과거에는 지금이랑 달랐으니까, 접하기 어려웠어요. 소설과 만화책을 먼저 접했는데, 범죄 장르를 좋아해서 소설은 금방 좋아하게 됐어요. 만화책 번역 라이센스가 없었는데, 87? 그 때 쯤 만화 시장이 들어오면서 일본 만화책을 많이 봤어요. ‘시티헌터같은 책을 많이 봤죠. 그 당시 취향 자체가 호기심이 많아서 거의 다 봤어요. ‘닥터 쿠마히게같은 작품도 봤고, 만화로 인해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아졌고, 그러면서 영화 쪽으로도 넓혀나갔죠.

 

일본에서도 비주류적인 것들. 일본 문화의 성향 중 주류라고 하는 것들은 매우 폭력적이에요. 폭력적이라는 게, 뭐냐 하면... 휩싸여요. 사람들이 다 좋아하고... 비주류적인 것들은 시스템이 있어요. 음악도 되게 마이너하고 레게 축제도 열리고, 재즈 같은 것도 일본에서 제일 많이 팔려요. 그래서 그런 비주류의 다양한 성향에 빠지게 되었죠. 그리고 한국에 많이 없는 폭력적인, 센티멘탈한 것들을 좋아해요. 아 그리고 일본 문화는 한국에서 오해를 받는 게 되게 많다는 거죠.

 

 

 

Q. 다양함을 추구하고 뚜렷한 문화 취향이 있으시네요. 8월 달에 나는 오늘도 하드보일드를 읽는다.’를 출간하셨는데, 특별한 출간 이유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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