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롱 축구이야기]레스터 시티의 이유 있는 1위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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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후트의 셀레브레이션 ⓒ standard.co.uk

구팬이라면 '레바뮌첼'이라는 어구를 단 한 번이라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세계에서 버금가는 클럽 4개의 이름을 따온 저 문구는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첼시가 그에 해당되는 클럽들이다. 첼시와 레알 마드리드가 그 자리를 지키기에 위태위태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레'가 등장하면서 '레바뮌첼'을 새로 썼다. 바로 그 주인공이 '레'스터 시티다.


  EPL 1위 자리를 탐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일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시티, 그리고 첼시나 리버풀 등과 같은 빅클럽들을 따돌려야 하며, 박싱데이를 비롯한 빡빡한 일정을 체력적인 문제없이 잘 소화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웬만한 팀이 아니라면 1위 수성을 탐조차 내지 못했고, 1위로 올라선다 한들 유지하는데 애를 먹곤 했다. 


  그렇기 때문에 애당초 레스터 시티의 선두 질주는 예상 밖의 일이었다. 매 시즌마다 의외의 성적을 거두는 팀들이 등장하기 마련인데, 대부분 반짝하고 사라졌었다. 이유는 아래와 같다. ① 박싱데이를 기점으로 해 체력적인 문제를 겪는 게 태반이었고 ② 얇은 스쿼드를 가진 팀들인지라 주축 선수들이 부상이라도 당하게 되면 경기력이 뚝 떨어지곤 했다. 그렇다 보니 시즌 말미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없었고, 대부분은 반짝에 그치곤 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의 레스터 시티는 반짝거리는 팀들과는 사뭇 달랐다. 박싱데이 때 휘청거리긴 했으나, 1월 중순 즈음 경기력을 회복했고, 바디, 알브라이튼이 부상을 입어 잠시 결장했을 때에도 경기력이 크게 나빠지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1위에 도전할 수 있었고,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주축 선수들의 맹활약이 현재의 레스터 시티를 만들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마레즈는 그저 왼발만 잘 쓰는 선수였는데, 이번 시즌에는 왼발의 스페셜리스트로 거듭났다. 바디 역시 달리기만 빠른 선수였지만, 이번 시즌에는 달리기'도' 빠른 결정력 있는 스트라이커로 거듭났다. 


  신입생들과의 조화도 좋은 성적에 한몫했다. 지난 시즌에 합류한 마크 알브라이튼은 어느덧 주축 윙어로서 빠른 공격 전개의 중심 역할을 소화하고 있으며 이번 시즌에 합류한 은골로 캉테는 레스터 시티의 '마켈렐레'가 되어 팀의 심장처럼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발을 맞춘 기간이 그렇게 길지 않았음에도 팀과 자연스레 조화가 됐고, 그 덕택에 시너지 효과를 발할 수 있게 됐다. 


  지금과 같은 성과를 거두는데 있어 라니에리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레스터 시티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승격 당시만 했어도 나이젤 피어슨 감독이 레스터 시티의 지휘봉을 잡고 있었으나, 아들의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결국 사임하게 됐고, 라니에리 감독이 새롭게 지휘하게 됐다. 그리고 1년이 채 되지 않아, 레스터 시티의 최고 감독 반열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과거 첼시를 지휘한 적 있는 라니에리 감독이지만, EPL에서의 평가는 그럭저럭이었다. 아니, 정확한 표현을 하자면 평가절하당했다. 그렇다 보니 레스터 시티에서의 큰 활약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죽하면 레스터 시티가 1위 할 거라고 배팅한 확률이 엘비스 프레슬리가 환생할 확률과 같겠는가. 사실상 감독의 기량과 선수단의 기량이 평가절하당했던 것이며, 현재까지만 봐선 그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꺾은 셈이다. 


  감독과 선수가 어우러져 좋은 성과를 거두는데 큰 역할을 한 사람이 있다. 레스터 시티의 구단주 Vichai Srivaddhanaprabha가 그 주인공이다. 레스터 시티는 팀의 낮은 평판에 비해 에스테반 캄비아소나 괴칸 인러, 오카자키 신지처럼 명망 있는 선수들을 영입하곤 했는데 이런 성과를 거두는 데에는 구단주의 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서 선수들에게 구단의 비전과 컬러를 설명해줬다는 점에서 구단주 이상의 역할을 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구단주 Vichai Srivaddhanaprabha는 2010년에 레스터 시티를 인수한 후 꾸준히 투자 자금을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PL 승격 후에는 빅 5에 들기 위해 £180m (한화로 약 3,154억 원)을 풀겠다고 알린 바 있는 이 구단주는 현재까지 자신의 선택이 옳았으며,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고 자부하고 있을 것이다.



우린 EPL에 될 수 있는한 오랫동안 머물고 싶다.
We want to stay in the EPL as long as possible.
하지만, 우린 즉각적으로 빅5 안에 들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But we won't take the huge leap to challenge the league's top five clubs immediately.
우리가 상위팀들을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가?
Do we have a chance to beat them?
난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생각엔 우린 EPL에서의 첫 디딤돌을 잘 놓을 필요가 있으며, 그 다음에 발을 딛여야 한다.
Yes, we have, but I think we need to establish our foothold in the league first and then we think about our next step.
그러기엔 많은 돈이 필요하며, 아마 £180m 정도가 될 거라고 본다.
It will take a huge amount of money, possibly 10 billion Thai Baht (£180m), to get there.
하지만, 바로 쓰는 것이 아니라 3년동안의 계획이 될 것이다.
But that doesn't put us off. I am asking for three years and we'll be there.

 



  끝으로, 지난 시즌에 그가 밝힌 승격 소감을 통해 레스터 시티의 미래를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지금의 1위 유지가 시즌 말미 즈음 되면 힘들지도 모른다. 축구공은 둥글고 언제나 미래는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레스터 시티라 해도 우승하지 못할 수 있으나, 그들은 그것에 절망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충분히 자랑할만한 성과를 거뒀으며, 그들의 목표인 빅5 입성은 이미 이뤄냈기 때문이다. 

  구단주의 신뢰와 감독의 지도력, 그리고 이 환경에서 선보이는 선수들의 최고 기량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레스터 시티의 이유 있는 선두 질주는 이미 성공적이다. 그들의 성공이 얼마나 이어질지, 또 얼만큼 더 이뤄낼지 지켜보자.

글/서보원 (마타롱) boohe97@naver.com


[이 게시물은 인터뷰파인더님에 의해 2016-07-05 18:38:18 Editor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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