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투수 더스틴 니퍼트는 2011년 한국 땅을 밟았고 어느덧 6년차가 되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많은 외국인 선수가 한국 땅을 밟고 떠났지만 그 기간 동안 두산의 외국인 슬롯 한 자리는 언제나 더스틴 니퍼트의 차지였다. 그만큼 니퍼트의 신뢰, 그리고 팬들의 신뢰가 높다는 반증이다. 왜 그에게 "잠실 예수", "니느님"이라는 별명이 붙었겠는가? 실력과 인성 모두 에이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을야구 때도 중간계투 등판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팀에 애정이 많은 선수다. 그렇기에 외국인 투수가 6년차를 맞았다는 것은 더없이 큰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2m 3cm 니퍼트의 신장이다. 웬만한 농구선수 중에 센터 포지션 정도 되는 키라고 할 수 있다. 처음 니퍼트의 투구를 텔레비전으로 봤을 때 신기할 정도였다. 저런 큰 키에서 내리꽂는 공을 보면 참 신기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해설가들도 아파트 2층에서 던지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걸 보면서 좋은 투수 데려왔다고 생각했다. 그런 선수를 이제 6년째 보면서 시간의 빠름을 느끼고 있다.
니퍼트 5년간 기록 (KBO)
| 경기 | 이닝 | 승-패 | 세-홀 | 평균자책 | 사사구 | 탈삼진 | 피홈런 | 완투/완봉 |
2011 | 29 | 187 | 15-6 | 0-0 | 2.55 | 74 | 150 | 5 | 2/1 |
2012 | 29 | 194 | 11-10 | 0-0 | 3.20 | 76 | 126 | 15 | 3/0 |
2013 | 19 | 118 | 12-4 | 0-0 | 3.58 | 38 | 104 | 7 | 1/0 |
2014 | 30 | 179.1 | 14-7 | 0-1 | 3.81 | 54 | 158 | 17 | 1/0 |
2015 | 20 | 90 | 6-5 | 0-0 | 5.10 | 37 | 76 | 4 | 0/0 |
통산 | 127 | 768.1 | 58-32 | 0-1 | 3.47 | 279 | 614 | 51 | 7/1 |
니퍼트의 5년간의 기록이다. 꾸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그러냐면 사실 외국인 선수들은 성적이 곧 잔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인성이 좋다 한들 성적이 안 좋으면 말짱 꽝, 집으로 가야 하는 것이다. 즉 구단들은 잘 기다려 주지 않는다. 롱런을 하려면 실력도 갖춰야 하는데 니퍼트는 정말로 실력을 갖췄다. 2014년까지 매해 10승을 찍었고, 그렇게 쌓이고 쌓이다 보니 단일 팀 외국인 투수로써 최초로 통산 50승을 돌파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만큼 꾸준하고 안정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2015시즌은 부상 때문에 부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오지 못했고 결별설까지 나돌기도 했던 니퍼트였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의 모습을 보고는 역시 재계약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2015년 포스트시즌의 니퍼트는 무적이었다. 그 모습이 그대로 이어지길 바라는 두산 팀의 마음이라고 생각도 해본다.
결국 그는 올해(2016년)도 두산의 유니폼을 입는다. 그만큼 팀의 믿음과 신뢰가 다시 한 번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니퍼트와 두산의 5년은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니퍼트가 온 첫 해(2011년)에는 두산이 급격하게 흔들리며 고군분투 했고, 5년차였던 지난해에는 14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면서 마침내 우승팀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그 사이에 전 부인과 이혼하고 한국인 아내와 재혼하는 등 개인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일을 겪었던 5년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맞이한 6번째 시즌 이제 니퍼트는 또 다른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의 KBO리그 통산 승수는 58승(32패) 2승만 더하면 60승을 달성하기 때문에 약 3~4년 정도 더 뛰면 외국인 100승을 하는 최초의 투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한다. 왜 이런 이야기를 언급하냐면 KIA외 두산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90승을 거둔 다니엘 리오스가 있기 때문이다.(물론 리오스는 약물 전과가 발각되면서 평가절하 되고 있다.) 오랫동안 롱런해오면서 쌓아온 기록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잘 알 것이다. 전인미답의 외국인 100승을 기대해본다.
글/ 심대섭 sds8657@naver.com